기타는 어떤 목재를 쓰느냐, 또 그 목재를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색을 냅니다. 같은 코드, 같은 멜로디라도 제작 과정에 따라 울림은 달라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기타에 관심이 있고 거기에 금전적 여유까지 있으신 분들은, 유명 브랜드의 기타를 컬렉션처럼 모으거나 아예 커스텀 주문 제작을 맡기는 수제 기타를 들이기도 합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입맛대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 커스텀 제작의 매력이지만, 동시에 가격은 순식간에 치솟는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때문에 옵션에 따라 불어나는 금액을 보면서 ‘혹시 더 나은 가성비 부품이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건 아닐까?’, ‘원래 이 정도 가격이 맞는 건가, 괜히 호구 잡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기껏 큰돈을 들이는 주문이라면, 최소한의 제작 지식을 갖추고 접근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아래 정리해드리는 3가지 핵심 포인트만 숙지해도, 주문 제작 시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고 더 현명한 선택을 하실 수 있습니다.
1. 목재 선택 : 상판 · 측판 · 넥이 결정하는 소리
기타의 성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 목재 입니다. 상판, 측/후판, 넥/지판 등에 사용되는 목재들의 특성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목재 선택 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1. 상판 (소리의 얼굴)
- 스프러스
가장 대표적인 상판재
시트카 : 중저가부터 고급까지 폭넓게 쓰이며 밝고 선명한 톤
아디론닥 : 북미산, 직진성 강하고 음량 크며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
엥겔만 :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 존 메이어·에릭 클랩튼 기타 상판
유러피안 : 명료한 소리, 클래식 기타에서 자주 사용
- 시더
삼나무 계열. 스프러스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 클래식 기타에서 많이 쓰임
1-2. 측·후판 (울림과 반사)
- 마호가니
중저음 강조, 따뜻한 울림. 넥·측후판에 범용적으로 쓰임
- 로즈우드
깊고 풍성한 울림
인디언 로즈우드 : 가장 보편적, 습도 저항 강함, 지판재로도 널리 활용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 저음 강조, 아름다운 무늬,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희귀목
- 메이플
단단한 하드우드, 밝고 단단한 소리. 무늬가 화려해 탑재용으로 선호
1-3. 넥 & 지판
2. 부품 디테일 : 브릿지핀 · 새들 · 너트들의 사소한 차이
브릿지·새들·너트 같은 작은 부품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연주감과 울림을 완전히 바꿉니다.
2-1. 브릿지
브릿지는 단순히 줄을 고정하는 역할이 아니라, 상판과 울림을 직접 연결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상판은 28인치 곡률(레디우스)을 가지고 있는데, 공장형 기타들은 종종 평평한 브릿지를 붙여버려 1년 정도 지나면 떨어지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수제 기타라면 브릿지 밑면을 상판의 곡률에 맞춰 갈아내어 붙여야 합니다.
2-2. 새들
새들은 브릿지 홈에 끼워져 줄과 맞닿는 부분인데, 두께와 높이가 정확해야 합니다. 브릿지의
아칭각도(예: 19인치)를 따라 새들도 똑같이 맞춰야, 연주 시 피치가 안정됩니다. 너무 높으면 줄을
누르기 힘들고, 낮으면 버징(잡음)이 생기므로 최종적으로 줄을 걸어보고 맞춥니다.
2-3. 너트
줄이 헤드로 넘어가기 전 고정되는 부분으로, 첫 프렛의 높이와 줄 간격을 정확히 맞춰야 합니다. 줄
슬롯은 각 줄 굵기에 맞게 15도 정도 기울여 가공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연주감이
불편해집니다.
3. 내부 구조 : 브레이싱과 톤바가 만드는 울림 밸런스
겉에서 보이지 않는 내부 설계가 실제로는 소리의 뼈대를 좌우합니다. 상판·후판의 아치(레디우스), X 브레이싱의 각도, 톤바·브릿지패치 배치가 음량·밸런스·잔향을 결정합니다.
3-1. X 브레이싱 (사운드 색깔의 핵심)
X 브레이싱 각도는 약 98°~105° 범위에서 조절합니다. 6번줄 쪽이 더 벌어질수록 저음(베이스)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께·높이·폭(예: 높이 0.625″, 폭 0.25″ 수준)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반응성과 내구성이 달라집니다. 스캘럽(소리골) 작업으로 끝단 질량을 덜어 주파수 응답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과하면 내구성이 떨어집니다.)
3-2. 톤바(Tone Bar)
상판의 내구성을 보완하고 울림의 길이 · 방향을 조절합니다. 상황에 따라 자 보강(대각 톤바 추가)으로 강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3-3. 윙 브레이싱 · 사운드홀/숄더 브레이싱·패치
윙 브레이싱은 줄 장력이 넥 쪽으로 당길 때 반대 힘으로 버티는 역할을 합니다. 사운드홀
브레이싱/패치는 홀 가장자리의 내구성을 보강하며, 나중에 내부 픽업 장착 시 간섭을 피하려면
높이를 과도하게 잡지 않아야 합니다. 숄더 브레이싱/패치는 넥 결합부 강도를 보완하고 트러스로드
통과를 위한 구조입니다. 패치는 상판결 방향과 반대로 두어 내구성을 높입니다.
3-4. 브릿지패치(Bridge Patch)
줄 텐션이 집중되는 브릿지 아래를 받치는 보강판으로 로즈우드, 메이플 같은 단단한 하드우드를
쓰며, 재질에 따라 톤도 달라집니다.
여기까지 숙지해도 주문 제작 시 큰 도움이 되지만, 기타 제작의 전체 과정을 이해한다면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원하는 기타를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그 과정은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주문 제작 시 유용한 팁을 넘어서, 이미 공방을 다니고 계시거나 ‘제작’ 자체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연주를 하면서 “그립감이 조금만 더 달랐으면 좋겠다”, “내 기타의 울림을 직접 조정하고 싶다” 하고 느끼셨던 분들에게도 새로운 관점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30년 경력의 연주자이자 제작자인 저자가 직접 쓴 책이기에, 믿을 만한 정보와 노하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기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반드시 눈여겨보셔야 할 책입니다.